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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비타트 Habitat for Humanity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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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타트현장당신이 몰랐던 이야기: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
2018.04.16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 문제

직장을 잃은 직후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면 어떨까요? 특히 우리나라가 아닌 낯선 외국에서 그런 일을 당하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할 것입니다.


이라는 공간은 개인에게 삶의 토대이자 안정감을 주는 공간입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매일 다른 집으로 옮겨 살아야 한다면, 그 불편함은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집을 구할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주거지를 잃는 것은 여간 큰일이 아닙니다. 이런 문제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외국인 근로자의 일입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불안정한 주거 상황은 우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고 대책도 부족합니다. 갑자기 실직한 외국인 근로자가 90일 이내에 새로운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근로자는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대개 직장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직장과 함께 살던 집까지 잃게 됩니다.



작년 말, 부산의 한 컨테이너에서 불이 났습니다. 주거 공간으로 적절하지 않은 그곳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 화재로 인해 고국에 두 살배기 딸을 두고 온 한 베트남 근로자가 사망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기숙사로 사용하는 컨테이너의 화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68%가 컨테이너 같은 임시 건물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절반 이상의 외국인 근로자가 우리나라에서 온전한 주거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고용노동법을 악용한 일부 사업주는 열악한 주거시설을 제공하면서도 임금에서 숙식비용을 공제하는 등 부당한 이윤을 챙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업주에게 밉보여 어렵게 얻은 직장을 잃게 된다면 자칫 살던 집에서도 쫓겨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문제라는 독특한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충남 천안에 있는 한 외국인 쉼터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이 쉼터는 취업을 목적으로 우리나라에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가 갑작스러운 실직 등으로 주거지를 잃게 되었을 때, 최대 90일간 임시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주거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한국어 교육과 동아리 활동, 재취업 지원 등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충남 광역 외국인 근로자 쉼터 김재형 센터장)


김재형 센터장님 인터뷰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문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충남광역 외국인 근로자 쉼터 김재형 센터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쉼터를 소개해 주실까요?


현재 휴직상태로 거처가 없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이들은 ‘E-9·비전문취업비자 고용허가제라는 제도를 통해 사업장을 배정받은 후 한국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정책상 고용관계가 종료된 뒤 90일 안에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집이나 돈이 없어 스스로 상황을 해결하기 어려운 근로자들은 그 기간 동안 범죄행위나 사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을 막기 위해 실직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무상으로 숙식을 제공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쉼터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얼굴을 보면 처음 입소할 때는 실직에 대한 근심이 가득한데 며칠 지내다보면 표정이 한결 밝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새 직장을 구하고 퇴소한 후에 센터장님, 저 잘 있습니다!”하고 연락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보람도 느끼고 이게 바로 우리 쉼터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입소자 현황과 입소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 쉼터의 적정 수용인원은 30명입니다. 하지만 거주지가 없는 외국인 근로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번번이 정원을 넘기게 됩니다. 현재 33명이 살고 있는데 되도록 정원을 넘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국적은 네팔, 태국, 스리랑카,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이 주로 많습니다. 종종 본국에서 쉼터로 바로 올 수 있냐는 문의도 오는데, 국내에서 신청하는 근로자들에 한해서만 수용하고 있습니다.

성별은 주로 남성 근로자들이 많습니다. 쉼터 공간이 넉넉지 않아 한 방에 6~7명씩 거주해야 할 때가 많은데요, 수요가 적은 여성 근로자를 위해 매번 방 하나를 비워둘 수가 없는 노릇이라 남성 근로자들 위주로 방을 내주고 있습니다. 여성 전용 쉼터가 따로 개설되면 여러모로 더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쉼터에는 어떤 일들을 하나요?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이 동등하게 처우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E-9 제도로 한국에 들어오면 내국인과 동일하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돼야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주일에 2번씩은 한국어 교육도 진행합니다. 한국어를 모르면 불합리하게 당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 권리를 챙길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볼링, 기타 등 동아리 활동과 국립공원과 계룡산 등에서 문화체험도 하고 있습니다.

또 권리가 있으면 그에 따르는 책임도 있다는 점을 알려주기 위해 자원봉사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수해를 입은 천안 해비타트 주택 복구 작업을 도왔고, 구산원에 있는 중증장애인들을 모시고 나들이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천안·태안·당진 등에서 사랑의 연탄 나누기도 진행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신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을 도우며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말 그대로 외국인 주민으로서 책임을 다하게끔 인도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주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요?

본국에서 일할 사업장이 정해지면 숙식 장소가 있다는 것만 알지, 어떤 환경인지는 알 수 없거든요. 그런데 직접 와서 보면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같이 너무 열악한 경우가 많은 거죠.

이야기를 들어보면 옷장, 에어컨 등 아무것도 없는 좁은 컨테이너 안에 4~5명을 몰아넣고 자라고 한대요. 한여름에 햇볕이 내리쬐면 안이 달궈져서 그야말로 지옥이나 다름없어요. 인간으로서 누릴 자유는커녕, 취미 따위는 꿈도 꿀 수도 없는 환경에서 잠만 겨우 자는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들 거주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전 산업연수생 제도에서는 기숙사 사진을 법적으로 제출하게 돼있었는데, 고용허가제로 바뀐 후에는 이마저도 풀어졌어요. 외국인 근로자에게 어떤 거주지를 제공하라는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지 않으면 근로자들은 사업주가 방치하는 그대로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외국인노동자들의 외로운 마음과 고충을 한 번만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외국에서 생활해보면 괄시당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외국인 노동자들은 심지어 고용인의 입장이다 보니 우리보다 어려움이 더 큽니다. 그래도 돈을 벌어야 하니까 꾹 참고 일하는 거죠.

그들 대부분은 내국인이 기피하는 3D 업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실제 요즘 농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비닐하우스 농사를 못 짓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그만큼 외국인 근로자들이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고 앞으로 함께 상생해야만 한다는 말입니다.

그들을 친구나 자식처럼 대해주지는 못 할지라도 최소한 우리 사회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동반자 정도로만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새로 짓고 있는 충남 광역 외국인 근로자 쉼터)


한국해비타트는 국민은행의 후원을 받아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에 새롭게 충남 광역 외국인 근로자 쉼터를 짓고 있습니다. 다음 달 완공을 앞둔 이 쉼터는 지상 2층의 건물에 총 36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쉼터를 건축하는 과정에는 특별히 외국인 근로자들도 봉사자로 참여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온 근로자들은 서로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묻고 이야기를 나누며 힘든 봉사 현장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봉사가 끝난 후에는 자신들이 외국인 근로자 쉼터를 짓는 건축 봉사를 한 것에 대해 자긍심과 행복을 느낀다고 한결같이 말했습니다.



·사진 해비타트 기자단 22조 김동진·박민혁·박영선·이민희·정재인·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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