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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비타트 Habitat for Humanity Korea

뉴스룸

인터뷰“자발성, 우리 동아리의 핵심 키워드에요.”
2017.03.20

인천공항고등학교 해비타트동아리 담당 이태용 교사 인터뷰

 

 

3월입니다. 새 학기를 맞아 모든 게 새롭고 분주한 시기입니다. 올해 첫 교내 자율동아리로 등록된 인천공항고등학교 역시 분주한 한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동아리 홍보부터 단원모집, 활동계획까지 모든 것이 첫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담당교사로 합류한 이태용 교사(45)는 이럴 때 일수록 학생들의 자발성을 강조합니다. 스스로 준비하고 계획하는 과정을 통해 동아리의 성장과 장기적인 발전이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나아가 학생 스스로 주거빈곤과 해비타트의 역할에 대해 공부하면서 동아리의 방향성을 설정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태용 교사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인천공항고등학교 해비타트동아리 담당 이태용 교사

2학년 학년부장이며, 역사 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새학기에 동아리 모임까지, 많이 바쁘시겠어요.

많이 분주해요. 학교 수업하랴, 동아리 모임하랴 일이 많네요. 해비타트 동아리인 만큼 주말이나 방학에도 활동이 많을 거라 생각해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는 중이에요.

 


해비타트 동아리를 맡으신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작년 3월 한 학생과 학부모님이 교장실을 방문했어요. ‘해비타트라는 동아리가 있는데 우리학교에도 동아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하셨다고 해요. 이후에 교장 선생님께서 같이 참여할 교사를 찾는다는 공지를 했고, 그때 제가 하겠다고 말씀 드렸어요. 사실 처음엔 교사들이 함께하는 사내 봉사 동호회 정도로 생각했어요. 하하. 알고 보니 학생동아리 더라고요. 담당교사로 지정된 후에야 알게 되서 예상치 못한 부담감이 있지만 잘해보려 해요. 적어도 아이들한테는 미안하지 않아야 하잖아요.

 

 

해비타트 활동이 부담인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기왕 시작한 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죠

아이들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잘 해보려고요.”

 

 

동아리가 개설되기까지 1, 준비할 것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저는 마음의 준비를 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주말을 함께하기란 쉽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자발성을 강조하는 편이에요. 자발성이 없다면 교사도 학생도 모두 지칠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스스로 동아리를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훗날 다른 선생님들도 우리를 인정하고 함께 참여해주실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아이들의 자발성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어요. 설립멤버 5명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모집하는 방법, 홍보하는 방법, 교내 동아리로 인준 받는 방법 등을 알려줬더니 30여명에 달하는 동아리 멤버를 모집했어요. 자발성은 계속해서 우리 동아리를 이끄는 힘이 될 거에요.

 


이태용교사와 설립초기부터 함께한 임원진 5

 


열악한 주거환경의 심각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해비타트 활동의 가치를 어떻게 피력하시나요?

첫 번째는 스스로 공부하도록 했어요. 올초 2번의 모임을 통해 해비타트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도 테스트했어요. 아직은 봉사동아리 정도로만 생각하더라고요. 좀 특이한 활동을 하는 동아리 정도로 말예요. ,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곧장 임원진을 중심으로 해비타트에 대해서 공부하는 모임을 구성했어요. 주거빈곤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그래서 왜 해비타트가 필요한 건지에 대해 스스로 알도록 했죠. 아직 기대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계속 깨우쳐가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주거빈곤에 관한 경험이 있다고 들었어요.

1998년 임용고시에 떨어져서 1년 동안 재수를 한 적이 있어요. 광진구에 있는 고시원에서 살아야 했는데, 2평도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지내면서 소외라는 것, 외롭다는 것, 고독해진다는 것에 대해 참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당시를 떠올리며) 아침에 일어나면 칸막이 문을 열고 나와요. 복도를 바라보면 방은 여러 개인데 정작 이웃은 하나도 없어요. 음식을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휴게공간도 있지만 다들 밥 먹고 쉴 뿐이지 말 한마디를 안 섞어요. 관계가 없으니 말을 트기가 어렵더라고요. 정말 간단하고 급하게 요기만 하고 다시 자기 공간으로 돌아가요. 매일 이런 삶이 반복돼요.

 

고시원의 물리적 환경보다 심리적 고통이 더 힘들게 했어요. 내부 환경은 말 안 해도 잘 알잖아요. 책상 하나, TV 하나, 옷 쌓아둘 공간 하나가 일자로 쫙 나열돼 있어요. 딱 누웠다 일어났다 할 정도의 최소한의 공간밖에 없어요. 옆방에서 내는 소리도 다 들릴 정도니깐 맘대로 쉬지도 못해요. 일부러 공부한다는 핑계로 아침 일찍 나와서 밤늦게 들어가요. 가장 최소한의 시간만 그 곳에 있는 거죠. 너무 외롭고 힘들었어요. , 다시 생각해도 너무 슬픈 일인 것 같아요.

 

 

2평도 안 되는 좁은 고시원에 살면서

소외라는 것, 외롭다는 것, 고독해진다는 것에 대해

참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이런 경험이 주거빈곤을 되짚어보는 계기를 만들었군요?

그렇죠. 아무래도. 그래도 당시엔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어요. 궁지에 내몰린, 더 이상 갈 곳 없는 상황이었다면 좌절했겠죠. 다행히도 임용고시에 빨리 합격한 편이라 금새 집을 얻어 나왔어요. 재수시절 1, 임용고시 합격 후 6개월, 16개월을 살았으니 짧은 편이죠. 운이 좋았던 저와 달리 주거가 안정되지 않은 누군가에겐 삶이 정말 외롭고 힘들겠다는 걸 처절히 느꼈죠.

 


 


교사가 된 이후에도 이런 경험은 종종 있어요. 예를 들면 학생 중에 아버지 사업이 실패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경우를 봤어요. 집과 가족이 없으니 아이의 정서가 무너지고, 정서가 무너지니 결국 학교도 잘 못나오더라고요. 이럴때 교사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이 더 아파요.

앞서 물으셨죠? 동아리 준비기간 동안 무얼 준비했냐고. 기왕 동아리를 맡은 거 열심히 해보자 싶어서 해비타트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봤어요. 그 시간을 통해 헤비타트가 단순히 집만 마련해주는 단체는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주거빈곤에 대해 내가 이렇게 부족했구나 느끼는 시간이었죠.

 


앞으로 해비타트 동아리 운영방향이 기대되요.

빈곤에 대해서 공부하게 하고 싶어요. 너무 많이 욕심 부리진 않고. 조금씩 조금씩 이뤄나갈거에요. 빈곤에 관한 책을 사서 스스로 공부하고, 토론하고, 가능하다면 관련한 에세이도 제출하게 해보려 해요. 좀 더 구체적인 건 앞으로 하나하나 생각해 볼래요. 시작이 거창하기 보다는 느리지만 정확히 단계를 이뤄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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