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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비타트 Habitat for Humanity Korea

뉴스룸

이슈여성 주거와 안심 주택
2017.03.16


·사진 해비타트 기자단 1

(주성은, 김수진, 박선주, 양인정, 신여진, 이수민, 임건묵)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건축가 지망생 경민과 드라마 작가 지망생 정은의 범상치 않은 만남으로 시작됩니다청춘남녀의 이상한 동거라는 설정 속에서 경민과 정은은 각자의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몇 년 전에는 같은 제목의 TV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옥탑방은 이처럼 연극을 비롯한 여러 작품의 소재로 등장할 만큼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옥탑방은 어떤 면에서 '낭만적인' 이미지로 포장돼 있습니다.


도시지역의 주택가 전경: 옥탑방은 반지하와 함께 대한민국 도시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거형태입니다.


맥주 한 캔에 마른안주면 밤하늘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가 되기도 하고, 주적주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첫사랑 생각에 빠져들 수도 있고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기도 하고나도 언젠가는 저 많은 집 중에서 하나라도 장만하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낭만적으로 들릴 수 있는 옥탑방은 반지하와 함께 대한민국 도시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거형태입니다. 도시의 옥탑방과 반지하는 삶의 무게를 이겨내기 힘든 사람들이 가진 재산 모두를 털어 넣어 장만한 주거공간입니다하물며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주거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비자발적으로 이런 주거 빈곤에 처하게 된 경우 사회적 문제를 갖게 됩니다.


우선 고민되는 것은 안전 문제입니다. 출입문 잠금장치가 허술하고, 방범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도난, 성범죄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주택 외벽: 알루미늄 창문은 하이섀시보다 단열효과가 떨어집니다.


반지하의 경우 습기가 차거나 곰팡이가 피어 있는 곳이 많고, 하수가 역류할 수도 있어 위생도 문제가 됩니다. 사생활 노출 걱정에 여름에도 마음 놓고 문 열지 못하고, 겨울에는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난방비 지출도 많습니다.


주택 반지하: 반지하의 경우 습기가 차거나 곰팡이가 피어 있는 곳이 많고노출 걱정 때문에 여름에도 마음 놓고 문을 열지 못하기도 합니다.


결국 경제적인 문제로 귀착됩니다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아파트나 신축 주택에 살 수만 있다면야 경비 아저씨, CCTV, 공동 현관 출입문, 방화출입문, 방범창, 급배수, 단열, 위생 등 기본적인 생활문제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주거 빈곤에 처한 여성들의 경우 이 같은 보호 장치와는 동떨어진 주거 생활에 처하게 됩니다.


낡은 전기시설: 돈에 맞춰서 집을 구하다 보니 전기시설, 출입문, 방범창, 급배수, 단열 등이 잘 갖춰진 곳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14년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민우회가 주축이 되어 발표한 <우리는 이런 집을 원한다> 선언은 주거권과 인권의 등식관계를 정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주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비중이 높은 사회 문제입니다. 좁은 국토에서 부동산을 선호하는 의식구조가 만연한 까닭이겠지요그렇지만 상당수의 주거빈곤 여성이 가진 것의 대부분을 집에 쏟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임대료와 냉난방비, 공과금 등 주거비에 충당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고도 냉엄한 현실입니다.


주택과 아파트: 사회적 약자인 주거빈곤 여성들은 주거비 마련에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전남 순천의 드라마 세트장에서 본 아파트 모습)


1인 가구의 월평균 주거비를 20만 원 미만으로 발표한 정부의 탁상자료를 인용한 기사를 썼다가, 쏟아지는 비판에 자기반성형 정정보도가 이런 내용을 입증합니다결과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주거 빈곤 여성들은 주거비 마련에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삶의 여유는 생각할 겨를도 없는 주거 빈곤 여성들의 서글픈 자화상입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여성 주거 문제로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안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실제로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쳐간다거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가 사회적으로 만연해졌습니다심지어 집주인 여성과 눈이 마주쳐도 당당하게 집을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성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강원도에서 온 대학교 4학년 이예린 씨(24)는 신촌 주변에서 홀로 거주한 지 일 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기본으로 월세가 50만 원이 넘지만 좁은 원룸 한 칸이 전부입니다여성으로서 혼자 지내기에는 기숙사가 가장 좋지만 높은 경쟁률과 원거리 학생들을 우선하기 때문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혼자 사는 20대 여성으로서 가장 불편한 점은 귀가라고 합니다. “친구들과 놀고 11시쯤 집으로 귀가할 때면 저는 항상 주위를 살피면서 가요. 어떨 때는 무서워서 혼자 남자같이 걸을 때도 있고, 아니면 시끄럽게 통화를 하면서 가기도 했어요.”


겨울철에 집으로 가는 길이 더 무섭다고 합니다. 낮이 짧고 8시만 되어도 어두워지는 동네는 다닐 때마다 그녀를 긴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신촌 주변은 술집도 많고 유흥가가 몰려 있으므로 저녁만 되면 취객들이 종종 보입니다그러기 때문에 여성 홀로 이곳을 뚫고 지나가기가 무섭다고 합니다. “어떨 때는 술 취한 아저씨가 제 팔을 붙잡고 안 놔주려고 했던 적도 있었어요.”


또한 낡은 건물들이 주로 있다 보니 보안도 걱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혼자 있을 때 누군가 찾아오면 괜스레 긴장된다고 합니다. “낯선 남자가 벨을 누르거나 문을 두드리면 긴장해요. 함부로 문을 열어주기가 겁나요.”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 ~ 301인 가구를 연령, 성별로 분석한 결과 혼자 사는 20대 여성의 거주지는 홍대, 건대,신림 지역에 밀집돼 있었습니다. 30대 싱글 여성 거주지는 특히 강남에 집중돼 있었고, 신림, 강동, 동대문 지역에도 혼사녀(혼자 사는 여자의 줄임말)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여성들의 주거비율이 높은 만큼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 또한 간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세권 지역은 주거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치솟는 집값에 셰어하우스가 유행되었고, 여성전용 공간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가령, 고시텔로 가득한 신림동에는 여성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 소담소담이 신설되었습니다. 주거난과 치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목표 하에 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여성이 단독으로 거주하는 것에 비하면 셰어하우스에서 함께 사는 것이 안전할 뿐만 아니라 주거비용 측면도 절감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사는 여성들이 모두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 JTBC에서 방영된 청춘시대라는 드라마 또한 여대생들이 한집에 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중 치안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학생들이 집세를 덜 내보고자 여주인공들이 사는 집에 입주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도 그려졌습니다. 쉽게 말해, 셰어하우스 자체가 여성 주거 안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대두 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어디서 살아야 하는 걸까요? 우리 사회가 제공해 줄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최근 국내에서 여성의 안전을 고려한 여성 전용 주택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서울 구로구 천왕동에 있는 '천왕이펜하우스S'SH공사가 서울에 처음으로 공급한 여성 전용 임대 주택입니다. 천왕이펜하우스S는 혼자 사는 여성들을 위한 수요자 맞춤형 임대 주택으로서, 1인 여성 가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안전과 생활 방식을 반영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여성 안심 주택'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건물 안팎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설계되었습니다.


천왕이펜하우스S에서 여성 안전을 고려한 설계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앞선 인터뷰에서도 나왔듯이 낯선 이들의 방문을 꺼리는 여성 수요에 맞춰, 외부인의 출입을 경계하기 위해 출입구 바로 옆에 무인 택배 시스템을 설치했습니다이뿐만 아니라 전기·수도·가스 검침을 주택 외부에서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불필요한 외부인의 출입을 줄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더불어 출입문을 주 출입구와 카드식 개폐문 이중으로 설치하여 외부인의 출입을 최소화했습니다창문과 배관 등에는 방범창과 도난방지 커버를 설치했으며 건물 곳곳에 CCTV를 설치했습니다. 또한, 가구마다 24시간 비상벨과 동체감지기 설치를 통해 응급상황 발생 시 1층 관리실에서 직접 경찰서 등으로 연락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천왕이펜하우스S 외관 조감도


국내에만 여성들을 위한 안심 주택이 존재할까요? 해외에서도 여성 주거를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해외 사례에서는 여성 주거자들에게 조금 더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었습니다‘House for Women’(이하 H4W)8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런던의 여성들을 위해 주택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단순히 그녀들에게 주택을 마련해주고 마는 것이 아닌 당당하게 다시 사회로 나갈 발돋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H4W에서 제공하는 일명 ‘Back to work’라고 하는 프로젝트는 이 주택에 거주하는 여성들을 위해 개인의 특성에 맞춰 일대일로 직업 탐색, 면접 준비를 도와 자립심을 길러주는 H4W만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이 직업 프로젝트를 통한 간접적인 사회 경험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경제적인 능력이 갖춰져 주택에서 나가게 될 경우에는 함께 개개인에 적합한 주택을 찾아주기도 합니다. 


House for Women 로고

  

하지만 국내에 이런 여성을 위한 주거 시설은 아직 부족합니다. 여성 안심 주택도 200만이 넘는 여성 1인 가구 수(2010년 기준, 통계청 발표)에 비해 보급률이 턱없이 낮은 수준입니다따라서 실질적으로 범죄에 더 노출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여성들을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합니다최근 해피타트에서도 이러한 여성을 위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여성의 안전 문제가 대두하고 있는 지금, 이 후의 사업에서는 위에 소개된 사례를 적용할 수 있으면 어떨지 상상해 봅니다.


모든 일인 여성가구원이 안전하고 편안한 주거형태에 사는 그 날까지 남녀노소 모두 여성 안심 주거 형태에 관심을 가져, 더 나은 여성 안심 주택 환경을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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